이달의 전시
[전시] 한글, 글자가 예술이 될 때(Hangeul: cuando la letra se convierte en arte)
주아르헨티나 한국문화원(원장 김미숙)은 국립한글박물관과 협력하여 오는 10월 8일부터 11월 28일까지 부에노스아이레스 소재 한국문화원에서 전시 「한글, 글자가 예술이 될 때(Hangeul: cuando la letra se convierte en arte)」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글날을 맞아 마련된 기획전으로, 글자의 형태와 아름다움을 다양한 시각예술과 디자인 상품을 통해 선보이며, 한글의 독창적인 미학과 디자인적 가치를 현지에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 전시는 세 가지 주제로 구성된다. 기획전시실 1은 ‘타입 & 그래픽스(Type & Graphics)’라는 이름으로 타이포 아트워크 전시를 진행한다. 한글을 실험적인 그래픽 디자인과 복합예술의 언어로 풀어낸 작품들이 전개되며, 강구룡, 김도연, 김동규, 머드케이크, 믹스타입셋(김의래·박민지), 박채희, 석재원, 시멘트(박용훈·박지은·양효정), 신건모, 안마노, 양진, 윤민구, 이광호, 채병록, 최동준, 한동훈 등 다양한 세대와 작업방식을 지닌 디자이너들이 참여한다. 평면 그래픽과 미디어 아트 등으로 구성된 작품들은 한글을 언어와 예술의 경계에서 새롭게 경험하도록 이끈다. 기획전시실 2에서는 ‘프로덕트 & 오브젝트(Products & Objects)’라는 제목으로, ‘한글 콘텐츠 상품화 지원 사업’의 성과물로 탄생한 한글 문화상품 35종이 소개된다. 가방, 지갑, 키링 같은 패션잡화부터 다이어리, 테이블 러너, 보드게임, 교육키트, 젤네일까지 다양한 제품군으로 구성된 이 섹션은 한글이 생활 속에서 디자인과 실용성으로 어떻게 재해석되고 변주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관람객은 일상의 사물이 한글과 만나 새로운 쓰임과 가치를 만들어내는 순간을 접하게 된다. 한류전시실 및 로비는 ‘모션 & 이모션(Motion & Emotion)’이라는 이름 아래, 참여형 공간으로 꾸며진다. 문화원 한국어 수강생들의 손글씨 작품과 더불어, 국립한글박물관의 ‘한글실험 프로젝트’에 참여한 국악 아카펠라그룹 토리스와 김연수의 미디어 영상이 더해진다. 소리와 영상이 어우러진 새로운 방식을 통해 한글의 미학을 조명함으로써 관람객은 색다른 미적 감각을 느끼게 된다. 전시 개막일인 10월 8일에는 한글날을 기념하는 특별 행사가 열린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개막식이 아니라, 세종학당 한국어 수강생들이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업적을 함께 기리고 감사를 전하는 축제의 자리다. 약 150여 명의 수강생들이 세종대왕께 전하고 싶은 마음을 적고 꾸민 책갈피가 전시되어 작은 헌정의 의미를 더한다. 교원 및 수강생 대표의 축사를 시작으로, 수강생들의 한국어 연극 공연과 퀴즈, 레크리에이션, 한국 간식 파티 등 다양한 활동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밝고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한글의 가치와 매력을 되새기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 이번 전시는 한글을 문자 체계에 국한하지 않고, 동시대 시각문화의 중요한 재료로 탐구한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소리와 이미지, 상품과 교육 등 여러 매체와 분야가 교차하는 현장에서 관객은 글자가 이미지로, 경험으로 확장되는 순간을 함께 마주하게 될 것이다. 김미숙 한국문화원장은 “한글은 언어이자 예술로서 확장 가능한 잠재력을 지닌 문화유산”이라며 “이번 전시는 한국어를 배우는 현지 학생뿐만 아니라 시각예술과 디자인에 관심 있는 아르헨티나 시민들에게도 새로운 미적 영감을 전할 것”이라고 밝혔다.